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개꿈인 건 알지만
남편이 바람나는 꿈을 꿨다.
명절이었고
싸운 채로 각자 시댁에 갔는데
시댁밥상에서 어떤 여자와 밥을 먹고 있더라.
너무 생생해서 밤이 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는다.
무너질 것 같은 마음으로 시댁어른들을 웃으며 맞는 나와
방문에 기대어 서서 핸드폰을 들고 나를 외면하며 그 여자를 향해 어색하게 웃는 내 남편을 보고 있자니
억장이 무너지는데도
나는 왜 거기서 남편의 시선을 돌리려고 애를 썼을까
머하러 거기에서 어머님과 말을 섞고 주신다는 반찬을 기다리고 있었을까
누가 거기서 나를 반긴다고.
애써 모르는 척 하는 남편을 보는 게 처음이 아니라서.
그래도 너한테 왔잖아 하던 남편의 목소리가 생생해서.
3개월만에 집에 돌아온 너의 더플백 속에서 어쩌다 찾아낸 낱개콘돔을 본 날만큼
생각이 이리저리로 뻗어나가려고 하지만 순진하고 비루한 내 상상력은 갈 바를 알지 못했던
그런 날이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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